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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결혼을 하면서 미국으로 건너왔고, 한국에 결혼식을 하러 온 지 딱 일 년 만에 친정을 찾았다. '친정 나들이'라는 말은 참 달콤하게 느껴지고 실제로도 참 편안하다. 

한국에 오니,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저 마음이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 자체가 나를 포근하게 감싸준다기 보다, 익숙한 것의 편안함, 그 유혹이 무척이나 강렬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처럼 성인이 되어 미국으로 간 경우, 언어 이해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이해를 다 한다고 해도, 한국어로는 몇초면 해결 되는 일들이 미국에서는 시간이 더 많이 들고, 아무튼 뭐든지 경험하고, 체험하고, 부딪혀야 하며, 도전이 요구된다. 나는 도전을 즐기지만, 때로는 피곤함이 몰려들기도 하는데, 한국에서의 '편리함', 편안함은 참으로 달콤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내가 한국에서 임노동을 하지 않았을때의 일이다. 2년의 한국에서의 회사 생활을 생각하면 참 돈버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사실 어찌보면 나는 한국에서도 이방인, 미국에서도 이방인일 수 있다. 네이버 뉴스에 나오는 소식이 내게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것도 아니고, 미대선과 관련한 CNN뉴스가 내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면 한국 신문만 보면 끝이다. (정말 그럴까?) 아무튼 해외에 살면 더 열심히 살아야 현실에 더 단단히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