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살의 나이에 '이십대'를 타겟으로 한 연애 지침서를 읽는다. 젊고 어릴 때 연애를 많이 해 봐야 일찍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조금은 늦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타이밍이 좋은 책이다. 독서가 좋은 나는 시간만 난다면 이런 류의 책들을 쭈욱 읽어보고 싶다. 남들의 연애 이야기만큼 재밌고, 배울 수 있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그런 점에서 작가는 솔직하고 자기 검열없이 글을 써내려간것 같았다.
1. 애인의 스펙, 그리고 나.
글쓴이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글쓴이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결과 자신에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알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연인의 스펙이 된다. '내가 울고 있을 때, 토닥여 줄 수 있는 사람'이 글쓴이가 원하는 애인의 스펙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아는 것. 유아기적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치유되지 않은 상처, 어린 자아를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안아주면서 성숙해 지는 것.
결국 "내가 바로 섰을 때, 두 사람의 관계도 더욱 단단해 질 수 있는 것"이란 이야기다.
참...... 말은 쉬운데, 이 만큼 어려운 것도 없으리라.
늘 나는 관계에서 기댈 수 있고, 내가 원하면 뭐든지 들어줄 수 있는 아빠같은 남자를 원했던 것은 아닐까. 애교섞인 한 마디면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다는, 참으로 나 중심적이고도 공짜를 바라는 그런 속없는 생각을 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는 말한다. 모든 관계(부모 자식의 관계도 포함하여...)는 부메랑이다. 주면 받게 되어있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2.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지나친 자기애는 '너와 나'를 생각하지 않고, '나만' 생각하게 되기에 관계를 망칠 수 있다. 하지만 이 관계도 결국은 나, 자아의 문제와 결부 되어 있다는 점, 그렇기에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것, 이 사실을 단단하게 붙들어 매고 있는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글쓴이의 말처럼 "내가 내 자신을 얕보고, 하찮게 보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더욱 낮게보고 하찮게 여기기" 때문이다. 세상은 무섭고 때론 잔인하다. 젊고, 어리고, 날씬하고, 돈 많고, 예쁜 여자들을 좋아한다. 그 기준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그 기준에 대해서 반항하고, 그 기준을 무시한 때는 이십대였다. 나도 날씬하고 싶고, 돈 많고 싶고, 이뻐지고 싶다. (젊고 어린건 이건 어쩔거야.) 내 욕망 자치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않겠다. 다만 내가 조금이라도 그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내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혐오, 자기 부정만큼 좋지 않은게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