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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

일상

그래도 적응

   인간은 적응의 동물임에 분명하다. 나는 비교적 내가 낯선 해외 생활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2013년부터의 이 곳 오클라호마에서의 생활은 참으로 쉽지 않았다. 처음해 보는 결혼생활, 그리고 처음 해 보는 미국 시골 생활. 미국에 대한 나의 환상은 다 깼다. 미국의 정말 좋은 환경에서 생활해 본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건 너가 거기 있어서 그럴거야' 인데, 미국에 정말 좋은 곳이 많다고 해도, 어쨌든 결과적으로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어렵고 때로는 힘들지만 그래도 값진 일이다. 그래도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은 이 현실 아닌가. 아무튼 그렇게 2013년부터의 좀 외롭고 고군분투했던 시기를 지나서, 요즘은 그래도 바쁘게 잘 지낸다. 

환경이 바뀌면 나도 바뀌나?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니면서 나는 한번도 내가 체육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고, 또 '재미'를 잘 찾지 못했었다. 

유일하게 '아, 정말 나에게 딱 맞는 운동이다'라고 한 것은 요가.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쭉 풀리고 개운해서 정말 빠져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요즘 내 생활에 에너지를 많이 주는 것은 바로 운동. 줌바 수업과 스텝이라는 수업을 듣는데, 음악이 실내를 가득 채우고, 내 주변을 가득 채우면, 그 이전의 잡생각들, 우울하고 꿀꿀한 생각들이 사그리 없어진다. 그리고 그 시간 만큼은 몸에 집중하고, 땀을 흘리게 되어 좋다. 

인생, 단순하게 사는게 좋은데, 그게 쉽지 않은거다. 그래도 그 단순함을 가르쳐 주는게 바로 이 운동 수업들이다. 오늘은 정말로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너무 너무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꾹 참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나는 결국 social 동물 사회적 인간이라, 수업 시간을 함께 하는 주변 친구들이 참 좋다. 이런 시간,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할 수 있는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