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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기+일하기

미군 입대, 미군이 되면 좋은 점, 예비 미군 가족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최근들어 한국인들의 미군입대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4/19/story_n_9725518.html?ncid=fcbklnkkrhpmg00000001

이 기사 및 답글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본인의 남편이 미 공군이라,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 환경이 바뀌니 이런 기사들이 더 잘 눈에 들어온다. 

삼년 넘게 미 군인인 남편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드는 느낌은, 친구의 말마따나 미군은 한국군에 비해서 처우나 제도가 좀 더 합리적이다. 라는 느낌. 나는 한국 군에 입대한 적도 없고, 본인이 군인이 아니기에 옆에서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감상이 이 정도이다.

인생은 빛과 그림자가 있겠지만, 우선 긍정적인 면들을 많이 보자. 미군이 되면 무엇이 좋은가? 

-확실하게 안정적인 직업: 사실 나도 현재 미국에 온지 어언 삼년이 되었지만, '자리를 잡는다'는 말이 정말 어렵게 느껴질 정도로 남의 나라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버는 것은 무지막지하게 힘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저 기사에 나온 "한국인 신분으로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공부를 하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직업을 갖지 못하고, 다시 미국으로 와 미국 시민으로서 미 군에 입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절절히 이해한다. 

이건 우리 세대의 문제가 아닐까. 아무튼 직업 구하기 무척 어려운 요즘 같은 시대에, 미군은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다. 또 미국처럼 의료보험이 비싼 나라에서 의료 혜택을 보장 받는다는것은 엄청난 혜택이다. 

-미국에서 무료 의료보험의 의미: Tricare가 의료보험 이름임. 아프면 부대 안에 있는 병원에 전화해서 예약하고, 며칠 안으로 예약 날짜가 잡히면 (나의 경험상으론 이렇다.) 의사 만나서 상담 받고, Referel 받아서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가거나, 가벼운 병일 경우 약처방을 받는다. 그리고 이 모든 의료보험료가 $0.00 이다. 미국에서의 의료보험은 어마무시한 액수라는 것을 감안할때, 군 가족으로서 병원 혜택을 받는 것은 정말 큰 혜택이다. 

-집 보장: 미국은 정부에서 군인에 대한 헤택을 많이 주려고 하고, 그 중 하나가 집이다. 군인이 되면 그 부대가 있는 도시 물가 사정에 맞게 집세를 준다. 2주 급에 보태서 집세가 나오는 것이다. 나는 코이카 국제 협력단 봉사 단원 생활을 우크라이나에서 2년간 했는데, 그때도 코이카로부터 내가 살았던 도시 물가에 적절한 월세를 줬다. 이와 비슷한 제도임. 또한 미 군 부대 내에 집이 있어서, 그 집에서 살 수도 있다. 이러할 경우에는 집세가 따로 나오지는 않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말이다.) 

-연금 혜택: 군인은 국가 공무원이기에 20년만 하면 나이와 무관하게, 40대이던 50대이던 이와 상관없이 연금이 나온다. 미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20년하면 한국나이로 마흔살이 되면 그때부터 연금이 나온다는 말이니, 엄청 안정적이다. 


이미지 출처: Google 

미군가족으로서 힘든 점 

-나는 미 군의 아내인데, 이건 내 이야기이다. 한국인으로서 미 군 아내가 되려면 엄청난 적응력이 필요하다. 일단 심적 내공이 강해야 하는것 같다. 그러니깐, 예컨대 미국에 온 나의 유학생 친구들과 나 스스로를 비교한다면, 나만 괜히 우울해 질 뿐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남편과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개척하는 힘이 필요하다. 

-나는 결혼하고 나서 첫 1년 동안은 정말 쉽지 않았고, 심할 때는 일 주일에 한 번은 눈물을 흘렸다. (이유는 없다. 아니, 말하려면 참 많지만, 그냥 힘들었다.) 한국에서 내가 뭐를 했고, 무슨 공부를 했고,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를 생각할수록 현재의 처지 (그냥 부인) 가 이상하게 힘들어 보일 뿐이다. 사실 그렇게 물어볼 수 있다. '남편이 돈도 벌어오고, 의료보험 혜택도 있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냐?' 세상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는 법. 자신의 위치에서 경험을 해 보지 않은 이상, 함부로 남의 상황과 환경에 대해 말하지 말것. 

-만약 누군가가 미 군의 아내라거나, 그럴 준비를 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랑을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그래도 정말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당신의 배우자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되신다면 (판단이 되신다면) 건너오십시오. 다만 늘 변화하려하고, 넘어져도 오뚜기같이 일어서실 준비가 되셨다면 오세요! 나도 외로우니 카톡 친구라도 합시다. 두팔벌려 환영합니다! 

-군대는 시골에 있을 경우가 많으니, 운전 면허증 꼭 만들어 오세요. 

-남편이 없어도 내 할일을 잘 할 수 있는 주도적인 여성이 되세요. : 실제로 이 곳에서 만난 친구중 남편이 미 공군 파일럿인데, 파일럿은 좀 괴상하게 생긴 진한 녹색 옷을 입고 여기 저기 날라 다니느라 집을 비우는 일들이 종종 있는 것 같더이다. 남편이 집에 없어도 혼자서 씩씩하게 잘 버티는것도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