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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글 발견_내가 살던 동제 화곡동 글을 매일 한 문장씩 쓰기로 약속한 게 몇 개월 전이건만, 한 문장의 글을 써 내려간다는 것은 사실 엄청나게 힘든 일 같다. 나는 늘 글쟁이가 되고 싶어했지만, 지금은 매월 꼬박 꼬박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들어오는 날만 손을 꼽는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말았다. 나의 캐릭터상 생각을 하고, 뭔가를 뽑아내고 그런 '머리'로 하는 일들 예컨대, 연구원이라던가 학자라던가 그런게 '맞는'것 같지만 사실 현실과는 멀어져 버렸다. 그리고 어디 그렇게 세상이 내 맘대로 되는거였다면, 참 쉬웠을것 같다. 사는 게. 그래도 회사원이 되어서라도, 꿈을 접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이 블로그라는 공간을 만들었는데도 아직 잘 시작을 못하고 있다. 잡다한 생각들이라도 정말 매일 매일 적다보면 (아주 조금이라도) 나중에는 뭔가가 될.. 더보기
조급함 좀 전에 회사 선배와 점심을 먹다가 대화 중에 그런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그건 좀 제 캐릭터인것 같아요.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현재의 일에 100% 몰입한다기 보다는 다른 일, 좀 더 나은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 일을 조급하게! 생각한다는 거죠." 지나간 나의 살아온 기록을 잠시 떠 올려 보니 정말 그랬다. 해외에서 2년동안 체류를 할 적에도, 현지에서의 삶에 최대한 충실하자 라고 속으로 다짐을 하면서도 또 나도 모르게 한국에 돌아가서 할 일에 대한 약간의 압박감과 큰 조급함때문에 별 소용도 없는 구직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건 '생각이 많은' 내 캐릭터 탓일까? 내가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를 이해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나의 자세가 그다지 좋은 자세는.. 더보기
육체적 노곤함_일일 농활 아빠가 계신 곳에 다녀왔다. 아빠는 십년이 넘게 농사일을 하고 계신다. 쌀농사만 지으시다가 최근들어 과일을 경작하고 계신다. 그 십년을 통틀었을 때, 어제 나는 가장 많이 아빠의 농사일을 도와드렸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아빠의 비닐 하우스에 들어가서 수박 모종을 심고, 물을 뿌렸다. 일은 단순해서 좋았고, 초반의 가벼운 노동은 나로 하여금 잡생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었기에 좋았다. 약물을 줄때는 정말 손바닥만한 모종이 삼개월이 지나면 내 머리통만한 수박이 될 거라는 상상을 하니 정말 생명이라는 건 신기하구나!라고 느껴졌다. 마치 수박 모종이 내가 주는 물을 꿀떡꿀떡 받아 먹는것 같아서, 열심히 주었다. 더운 날씨만큼 내가 목이 마른만큼 어린 생명인 모종에게는 물이 매우 절실하리라. 생각이 .. 더보기
영화] 언터쳐블_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절대 긍정의 힘. 간만에 엄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했다. 회사에 다니고 나서는 집에서 잠깐 잠깐씩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 출근할 때 깨어 있으면 인사하고, 퇴근하게 되어도 같이 저녁을 먹기엔 스케쥴이 서로 달랐다. 어제는 411. 수요일. 그리고 선거일. 평일날 쉴 수 있다는 것, 일 외의 사적인 시간을 가까운 이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기쁨이다. 엄마와 함께 데이트를 하고 나니 엄마 왈, ‘선거일이 한 달에 한 번은 있었으면 좋겠구나!’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을 함께 보았다. 유쾌하고 즐겁고, 또 메시지가 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주인공 필립은 불의의 사고로 반신불구인채로 살아간다. 얼굴 아래의 모든 부위의 감각을 느낄 수 없고 움직.. 더보기
잡글] 봄빛 그리고 공간 어제는 간만에 하루 온 종일을 나 혼자서 보냈다. 가끔 엄마가 있거나, 약속을 해서 친구를 만나거나 해서 하루의 일부를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하는데 어제는 온 시간을 홀로 보냈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내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 한 일은, 동네 목욕탕에 간 일. 아주 시원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햇빛을 만나니, 봄햇살이 그렇게 따듯할 수가! 이 햇빛을 좀 더 좀 더 제대로 맞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굴같은 집에 있기가 싫었다. 선크림도 바르지 않은 채로 집밖을 나왔다. 밖에서 책을 읽을거라고 낑낑거리고 들고 나온 책은 시늉만 한 채, 동네에 있는 중학교, 놀이터, 슈퍼마켓 주변을 걸었다. 이런걸 산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놀이터에서는 음악도 들었다. 좀 더 오래 있고 싶었건만 놀이터에서 십대 아이들이.. 더보기
책] 주영하, 음식 인문학 발췌: 주영하의 음식 인문학을 5분의 1정도 읽었다. 계속 읽어나갈 것이지만, 기록을 위해 조금 발췌를 해 보자. 두부와 치즈의 연관성 '두부는 물에 불린 대두를 갈아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하고 거기에 염화칼슘 성분을 넣어 응고시켜 만든다. 이러한 기술은 우유로 치즈를 만들 때 레몬즙이나 식초와 같이 신맛나는 성분을 넣어서 단백질을 액체와 분리시켜 응고시키는 원리와 똑같다.'19p. 두부와 치즈의 제조 공정이 유사하다는 말. 음식은 서로 달라 보이면서도 좀 더 자세히 보면 닮아 있는 곳이 있다. '곡류 위주의 음식 소비 습관은 반찬을 짜게 먹는 소금 과잉 섭취의 식단을 야기'한다. '많은 참여자들이 한식에 대한 개념 규정의 필요성을 야기하지만, 딱 부러지게 정의하지 못한다. 한식을 두고 '오늘날 한국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