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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미국 생활 2년째,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많지만, 그와중에도 소수이기에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미얀마에서 종교 난민으로 미국으로 온 친구, 마샬 섬에서 온 아저씨 등. 마샬Marshall 이라는 섬이 있는 지도 몰랐는데, 하와이 근처에 있다고 한다. 또 중국에서 온 아주머니, 베트남에서 온 아주머니 등,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이지만 알고보면 국제적인 도시다.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은 남편 직장 사람들로 필리핀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는 '태평양, 아시안을 기념'하는 부대 행사로 '아시안 도시락'을 만들기로 했다. 며칠 전 남편이 집에 와서, '아마도 우리가 닭고기를 한 500인분 정도는 준비해야 할것 같아.'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 숫자 500이 너무 상상이 가지 않아, '응, 알았어.'라고 대충 얼버무렸는데, 그 후로 그 숫자가 내 머릿속에서 붕붕 떠다녔다.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이오! 나의 목표는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지 않으면서, 즐겁게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게 되는 것. 

-사람들, 모이면 힘이 된다.  

 다행인 것은 나혼자만 이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 십시일반이라고,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보태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래서 저번주 일요일에 사람들이 모였다. 나, 남편, 남편 직장 사람들 및 그들의 배우자 1명. 아마 대략 7-8명쯤 되는것 같다. 아시안 도시락에 들어가는 음식은 쌀밥, 닭고기, 채소볶음, 필리핀 춘권: 룸피아, 중국식 교자 만두. 문제는 이 모든것이 바로 전부다 핸드-메이드라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요리를 해야 한다. 헐헐... 

그래도 재밌었던 것은, 우리가 다 같이 모여 마치 국제적 추석을 맞이한 사람들처럼, 식탁에 둘러 앉아 만두를 빚고, 룸피아를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나누게 되었다. 어떤이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대학을 필리핀으로 가서 그 곳에서 현재의 아내를 만났다. 이 두 분의 대화 중에서 재밌었던 것은 남편이 아내를 '마마'라고 부른다는 거. 마치 남편이 '엄마 엄마' 이러는것 같아서 뭔가 암튼 새롭고 신기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애기 이름+엄마' 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가보다. 또 어떤 분은 필리핀에서 나고 자라 현재의 남편과 인터넷으로 연락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었고, 군에 입대를 했다. 이 분을 작년에 부대 달리기 행사에서 만났는데, 다시 만나니 신기했다. 나는 이 분이 룸피아를 만드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다. 나는 대충 고기를 폈는데, 이 분은 숟가락 뒤로 고기를 아주 판판하게 만들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셨다. 진정으로 정성이 들어가는 모습! 



-대망의 5월 6일

그 날 오전 내내 음식을 실제로 굽고, 익히고, 튀기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에 우리는 다시 모여서 룸피아를 말고, 만두를 빚고, 닭고기를 양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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