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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미국 대체 교사의 일일 기록: 특수 교육 반에 들어가다. 콜로라도에서 초등학교 대체 교사로 일한지 두 달이 넘었다. 오늘은 그 일상을 대략적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언젠가는 이 글을 보며 아, 이때 참 그래도 많이 행복했었고 나름의 안정을 찾고 있었구나. 하고 느끼기를 바라며...... 오전 6시가 조금 넘어서 기상했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힘들다. 하루의 시작은 기상. 씻고 부엌으로 나오면 대략 6시 반이다. 남편님은 워낙 아침잠이 적은 편이라, 그도 후다닥 일어나서 내 도시락을 싸 주고 커피도 만들어 줬다. 이런 섬세한 남자의 배려와 노력을 생각해야 한다. 어쨌든 그가 싸 준 도시락과 내 백을 메고, 그 전에 아이디 목걸이를 반드시 해야 한다. 미국의 학교. 총기 소지와 총기 사건이 학교에서 많이 일어나고 아무리 초등학교라해도 더욱더 건물 내에 있는 성인들에 .. 더보기
콜로라도 맛집: 채식 식당 시티 오 시티 콜로라도 덴버 맛집: 시티 오 시티 City O City 콜로라도 덴버에 사는 동안 매일 매일을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사는 것처럼 여기에서 내가 느끼고, 보고, 맛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보고 가자는 것이 요즘 생각이다. 물론 매일 매일 맛집을 찾자는 말은 아님. 지난 일요일에 방문한 시티 오 시티. 여행책자 론리 플래닛에 나와 있는 채식 식당이다. 여행 책자 뿐만 아니라 실제 손님수가 이 식당의 인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덴버의 상징인 골든 돔, 금빛 시청사를 바로 뒤로 한 채 이 식당은 일요일 오전부터 성황이었다. 딱 2시까지만 하는데도 참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뭘까? 일요일 오전에 가서 아침 메뉴만 고를 수 있었지만 실망시키지 않은 식당이다. 채식 식당이라고 해서 뭔가 머릿 속에는.. 더보기
커뮤니티의 힘: 미국 초등학교 게스트 티쳐의 관찰기 시간 같은 약이 또 있을까 싶다. 지난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오늘이 다시 금요일이 되었으니, 이 한 교실에서 게스트 티쳐를 한 지 6번째 되는 날이다. 첫날과 지난 화요일이 한 학생의 놀라운 말과 행동으로 좀 아스피린 몇 알을 요구하는 두통을 야기하더니, 이제는 나도 아이들도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 진 것 같다. 고작 6번이지만 말이다. 그러하다. 고작 6번만에 내가 아이들을 부드럽게 잘 다룰 것이라고 상상했던 것 자체가 착각이었다. 확실히 선생과 아이들과의 만남은 서로간의 길들이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초반에는 문득 아주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를 만난 기분이었다. 나 스스로가 조련사가 되어 이 날뛰는 야생마가 내 말을 알아듣게 해야 하는데 나 역시 '너같은 야생마'가 처음이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그.. 더보기
너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기를. Don't take it personally. 대체교사로서 편안했던 월요일, 그러나 너무도 나를 다운시키는 화요일. 분명히 그 아이가 이 교실에 들어오기 전 까지는, 그러니깐 바로 어제 하루동안은 이 교실의 면학 분위기가 상당히 잘 조성되었다고 생각했다. 몇마디의 주의를 주어도 스무 명이 남짓되는 이 이학년 아이들은 내 말을 잘 따라주었다. 지난 금요일에 비해 상당히 조용해졌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 아이 A가 월요일에 결석을 했기 때문이다. 학생 A가 들어온 학교의 아침 풍경 콜로라도의 봄은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다. 다음 주에도 하루는 눈이 온다하고, 오늘도 상당한 바람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아우디토리움에서 학생들을 만나 반으로 데려왔다. A가 보였다.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친구에게 세 번째 손가락을 .. 더보기
콜로라도 체리크릭에서 자전거 타기 *콜로라도 덴버 혹은 오로라에 방문한다면: 꼭 이 곳 - 체리 크릭 주립공원Cherry Creek State Park에 가세요. 자전거가 있다면 꼭 이 곳에서 자전거를 타 보세요. 멀리 로키 산의 눈도 보이고 참 마음이 맑아집니다. *참고사항: 입장료 차 1대당 9불, 강아지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 강아지 전용 공간에 들어가려면 2불 입장료. 주소: 4201 S Parker Rd, Aurora, CO 80014FACILITY AMENITIES:ADA-compliant, Campsites, Concessions, Gift Shop, Maps & Brochures Available, Marina, Parking on site, Pets on Leash Allowed, Picnic Area, Playgrou.. 더보기
태도에 대하여 -살아가는 법, 피하는 법, 응대하는 법 최근에는 피곤함이 내 온 몸을 쭉쭉 엿처럼 늘어트려 놓았다. 미국에서 일일 교사Substitute Teacher 일은 겉으로 보면 뭔가 쉬워 보였다. 한 교실에서 약 30명 되는 아이들과 약 6-7시간을 함께 있으면서 놀아주면 된다. 그런데 이 일이 쉽지는 않다. 가끔가다 진상같은 어른들을 만나면 그 피곤함과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해진다. 최근에 있었던 일 1. - 어이없는 교생 며칠 전에 저학년 교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 반에는 이전에도 온 적이 있어서 친숙한 얼굴들이었다. 그런데 교사 의자에 토리버치 가방이 떡 하니 있길래, '혹시 담임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이 오면 인사를 해야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주 어려 보이는 20대 초중반의 백인 여성이 나를 보며 자기 소개를 한다. 교.. 더보기
대체 교사 10번의 산을 넘어. 미국에서 막 졸업하고 대체교사로서 일한 지 열 번을 넘었다. 교생 실습을 할 때, 동료 교사 중 한 명이 그런 말을 했었다. "대체 교사 Substitute Teacher 할 때, 10번까지는 어떤 결단을 미리 하지 마시오." 그 만큼 힘들다는 말이냐? 10번 전에 미리 그만둘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대체 교사를 하면 애들은 자신의 담임 교사를 대할 때와 태도가 다르다. 한마디로 '당신은 오늘 몇 시간만 보면 안 볼 사람' 이라는 인식 때문에 나를 너무도 '물'로 본다. 열 번까지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당신들이 나를 물로 보지 않게 나만의 힘과 테크닉들을 키우는 것'이었다. 기술 1. 뭐든지 빨리 빨리 한다. 아~ 여러부운~ 저는 오늘 여러분의 담임을 대신할 *** 이.. 더보기
미국 생활 5년차 정리 1. 미국 살이의 장점 2013년 3월에 미국 땅을 밟았다. 한 달이 지나면 2018년 3월, 꼬박 오년을 채우게 된다. 이 오년 동안 무엇을 얻었을까? 무엇을 보았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보자/써보자는 취지로 우선 미국에 살면서의 장점들을 한 꼭지씩 써봐야겠다. #일하기: 그래도 전반적으로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일하기가 쉬워요. 일은 너무나도 종류가 다양하고 방대하여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일', '노동', '고용 조건'을 생각해 본다면 미국에서 일하는 것이 한국의 노동 조건에 비해서는 나은것 같다. 왜냐고?1. 잔업이 많지 않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대체 교사 Substitute Teacher이다. 정해진 시간에 가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그 뒤에 해야 할 일이 없다. 현재 내가 부업으로 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