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리디북스! 고마워요 한국어 서점!
미국에 오면서, 모국에 대해 고마운 점 하나는 기술 덕분으로 이 곳에서도 전자책으로 한국어책을 사서 다운받아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달콤함은 실제 서점에 가서 책들을 쭈루룩 훑어 보는 것. 최근 텍사스 캐롤턴 한인 몰에 있는, 한국어 서점에 들일 일이 있었다. 서점에 직접 가서 종이책을 만지면서, 글자를 읽으면 참 느낌이 좋다. 뭐랄까, 모국어가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위로를 받는다. 그 중에서 눈에 들어온 책이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 였다. 작가의 문장을 짓는 솜씨가 뛰어난 것도 있고, 또 내가 그 시기에 아마도 그런 글투를 그리워했기 때문인지 몇문장을 읽지도 않았는데,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에서 그렁그렁 눈물이 날것 같았다. 아마도 어머니가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라, 나 역시 엄마 생각이 났기 때문이 아닐까.
*알찬 정보들
이 책에는 실용적으로 써 먹어보고 싶은 알찬 정보들이 많다. 특히 음식과 관련해서, 따로 노트를 만들어서 직접 해 보고 싶 것들이 많다.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서 후라이판에 올리고 그 위에 꿀을 뿌려먹기.
책에 대한 정보도 많다. 작가가 가끔식 꺼내서 읽은 책을 또 읽어보곤 한다는 책들이 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책이다.
*마음의 평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공부, 영성' 그런 단어들이 떠 오른다. 작가가 딸에게 하는 말 중에,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같고, 또 어려운 말 같다. 마음의 평화. 어떻게 구할 수 있으려나. 스스로의 마음 수련을 통해서이겠지.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의미있는 일일것 같다. 기도하는 행위 자체가 의미있어 보인다.
또하나 작가가 하는 당연하면서도 고개가 끄뎍여지는 문장은, '지금 여기의 나'이다. 그리고 한 번에 하루씩만 살기. 그 하루가 인생이라는 말이 참 좋다.
이 책을 지금 내 삶의 시기에 읽은 것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진것 같다. 사실 지금 내 시기가 어떤 시기인지 딱 꼬집어 말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 온지 2년 반이 넘었고, 결혼생활도 그와 비슷하고,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에서 2년 정도 살아봤지만 결혼+미국 생활은 이전의 해외생활과는 참으로 다른 경험을 주었다.
*영혼의 거푸집은 육체
작가가 이 책에서 종종, 그리고 힘주어 강조하는 말 중 하나는 영혼을 담고있는 몸을 소중히 여기고, 이 몸에 좋고 건강한 음식을 먹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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